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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향신료 활용요리 : 커민, 강황, 가람마살라

by spluck24 2025. 5. 30.

인도 향신료 활용요리 커민, 강황, 가람마살라
인도 향신료 활용요리

인도 요리는 수천 년에 걸쳐 향신료와 함께 진화해 온 복합적인 문화의 결정체입니다. 각 향신료는 그저 맛을 내는 재료가 아닌, 역사와 의학, 기후와 철학이 응축된 존재로 인도인의 일상과 함께 발전해 왔습니다. 그 수많은 향신료 중에서도 인도 요리를 대표하는 핵심 향신료로는 커민(Cumin), 강황(Turmeric), 가람마살라(Garam Masala)를 꼽을 수 있습니다. 이 세 가지는 인도 전역의 가정과 레스토랑, 길거리 음식까지 모든 요리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며, 각각의 풍미와 역할, 효능이 다릅니다. 향신료에 거부감이 있는 사람들에게도 오늘 소개할 세 가지 향신교들은 크게 부담없이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글에서는 커민, 강황, 가람마살라를 중심으로 한 요리 한 가지씩을 깊이 있게 소개합니다. 향신료의 특성과 함께 레시피도 서술형으로 자연스럽게 녹여, 누구나 읽기만 해도 실제로 요리를 떠올릴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커민으로 향을 입히는 제이라 라이스 (Jeera Rice)

커민은 인도 요리의 시작을 알리는 향신료입니다. 인도에서는 대부분의 요리가 ‘타드카(Tadka)’라는 기법으로 시작되는데, 이는 기름에 향신료를 볶아 그 향을 기름에 우려내는 과정입니다. 커민은 그 타드카의 중심에 항상 존재합니다. 갈색빛의 작은 씨앗 모양을 한 커민은 볶을 때 특유의 고소하면서 따뜻한 향을 발산합니다. 이 커민을 중심으로 한 대표적인 요리가 제이라 라이스(Jeera Rice)입니다. 단순한 밥 요리지만 인도 식탁에서는 빠지지 않는 기본 메뉴로, 향신료의 풍미를 밥에 녹여내기 때문에 어떤 커리나 반찬과도 잘 어울립니다. 제이라 라이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인도 쌀(바스마티 쌀이 가장 이상적)을 깨끗이 씻어 20분 정도 불려 둡니다. 불린 쌀은 체에 밭쳐 물기를 뺀 뒤 준비합니다. 그다음 팬이나 냄비에 기름 또는 인도식 정제버터인 ‘기(Ghee)’를 두르고, 중불에서 커민씨를 넣고 볶습니다. 커민이 기름 속에서 통통 튀기 시작하면서 고소한 향이 퍼지면, 불린 쌀을 넣어 함께 볶습니다. 이때 소금을 약간 넣고, 물(보통 쌀의 1.5~2배)을 붓고 끓입니다.

물이 끓기 시작하면 불을 줄여 뚜껑을 덮고 10~15분간 익힙니다. 다 익은 밥은 불을 끄고 5분 정도 뜸을 들이면, 고소하고 향긋한 제이라 라이스가 완성됩니다. 이 밥은 강한 향을 가진 커리류와도 잘 어울리며, 특별한 재료 없이 커민 하나로 깊은 풍미를 살릴 수 있다는 점에서 향신료 요리의 진수를 보여주는 요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강황으로 빛을 더한 알루 고비 (Aloo Gobi)

강황은 인도 요리에서 시각적으로 가장 눈에 띄는 향신료입니다. 힌디어로 ‘할디(Haldi)’라고 부르며, 그 강렬한 노란빛은 인도 요리의 상징처럼 여겨집니다. 단순한 색상만이 아니라 강황에는 커큐민(curcumin)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어, 항염 작용과 항산화 효과, 면역력 강화 등 다양한 건강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인도에서는 감기 기운이 있거나 몸이 피곤할 때, 따뜻한 우유에 강황을 넣어 마시는 ‘골든 밀크’를 마시는 문화가 오래전부터 자리 잡고 있습니다. 강황이 요리에서 가장 자주 쓰이는 용도는 바로 채소 커리입니다. 특히 대표적인 요리는 알루 고비(Aloo Gobi)입니다. 알루는 감자를, 고비는 콜리플라워를 뜻하며, 이 두 재료를 강황과 토마토, 양파, 향신료와 함께 볶아 만든 커리입니다. 이 요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감자 두 개와 콜리플라워 반 개를 한입 크기로 썰어 준비합니다.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커민씨를 먼저 볶아 향을 냅니다. 그다음 잘게 썬 양파와 다진 생강, 마늘을 넣고 노릇하게 볶습니다. 토마토를 잘게 다져 넣고 함께 볶아 소스를 만들고, 여기에 강황 가루를 한 작은 술 정도 넣습니다. 강황이 들어가면 요리는 순식간에 황금빛으로 변합니다. 여기에 감자와 콜리플라워를 넣고 중불에서 잘 섞어준 뒤, 뚜껑을 덮고 약한 불에서 20분 정도 익힙니다. 중간에 타지 않도록 저어주고, 물기가 너무 부족하면 소량의 물을 추가해줍니다. 마지막에는 고수잎을 다져 넣어 상큼한 향을 더합니다. 알루 고비는 담백하고 부드러우면서도, 강황의 향이 은은하게 배어 있어 인도 채식 요리의 정수를 보여줍니다.

가람마살라로 완성하는 버터 치킨 (Butter Chicken)

가람마살라는 인도 향신료 문화의 절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람’은 따뜻한, ‘마살라’는 향신료 혼합물이라는 뜻으로, 여러 가지 향신료를 볶아서 배합한 후 간 형태로 만들어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대표적인 구성 성분으로는 커민, 고수씨, 후추, 정향, 계피, 카다멈 등이 있으며, 이 조합은 지역과 가정에 따라 다르게 구성됩니다. 가람마살라는 단독으로 사용하는 경우는 드물고, 보통 요리의 마지막에 넣어 전체 향을 마무리하는 역할을 합니다. 복합적인 향을 지닌 만큼, 조리의 초반이 아닌 끝에 추가해야 휘발되지 않고 진한 풍미를 남길 수 있습니다. 이 가람마살라를 가장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요리 중 하나가 버터 치킨(Butter Chicken)입니다. 인도 레스토랑에서도 인기 있는 이 요리는, 진한 토마토 크림 소스와 향신료가 어우러져 부드럽고 중독성 있는 맛을 냅니다. 요리의 시작은 닭고기를 재우는 것부터입니다. 닭 가슴살이나 허벅지살을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 뒤, 요거트, 다진 마늘, 생강, 고춧가루, 레몬즙, 소금, 그리고 가람마살라로 양념을 해 최소 1시간 이상 재워둡니다. 재운 고기는 오븐이나 팬에 살짝 익혀 겉면을 바삭하게 만든 뒤 따로 둡니다. 소스를 만들기 위해 팬에 버터를 녹이고, 다진 양파와 마늘, 토마토 페이스트를 넣고 볶습니다. 여기에 생크림이나 플레인 요거트를 넣어 크리미한 질감을 만들고, 간을 본 후 마지막으로 가람마살라를 넣습니다. 이제 미리 익혀둔 닭고기를 소스에 넣고 10분 이상 약불에서 끓이면 진한 향과 맛이 어우러진 버터 치킨이 완성됩니다. 난(Naan)이나 제이라 라이스와 함께 먹으면 최고의 조합이 됩니다.

 

결론: 향신료는 단순한 양념이 아닌 ‘문화’

커민, 강황, 가람마살라는 각각 인도 요리의 뿌리를 상징하는 향신료입니다. 커민은 요리의 시작을 책임지며 기름과 만나 음식에 고소한 깊이를 부여하고, 강황은 요리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색과 건강함을 담고 있습니다. 가람마살라는 여러 향신료의 조화로, 요리의 풍미를 최종적으로 완성시켜 주는 마법 같은 존재입니다. 이 향신료들을 활용한 제이라 라이스, 알루 고비, 버터 치킨은 인도 요리의 기본이자 정수이며, 우리 일상에서도 충분히 시도해 볼 수 있는 실용적인 메뉴입니다. 향신료는 어렵고 복잡한 재료가 아니라, 익숙해지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식재료입니다. 이제는 향신료를 멀게만 느끼지 말고, 주방에서 작은 모험부터 시작해서 친숙함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향을 통해 기억에 남을 요리를 만들고, 가족들과 맛의 풍미를 경험해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 또한 식탁의 추억이 될 것입니다.